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는 격변의 시대 속에서도 올곧은 신념과 책임감을 지닌 리더의 삶을 보여줍니다. 반면 Z세대는 자유와 다양성을 중시하며 새로운 방식의 리더십을 추구합니다. 이 글에서는 고전적 리더십의 상징인 백범과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Z세대 리더십 사이의 간극과 교차점을 조명합니다.
백범 김구의 리더십이 보여주는 리더의 조건
『백범일지』는 김구 선생이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며 민족 독립을 위해 헌신한 삶을 기록한 자서전으로, 한 개인의 삶을 넘어 시대의 리더상이 고스란히 담긴 책입니다. 그가 보여준 리더십은 ‘도덕성’, ‘희생정신’, ‘국가적 사명감’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김구는 일제에 맞서 싸우며 자신의 삶을 민족에게 바쳤습니다. 그는 명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그 신념은 대중을 설득하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특히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민족주의를 넘은 이상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대목으로, 오늘날에도 강한 울림을 줍니다.
이러한 리더십은 ‘위에서 끌어주는 리더’, ‘책임지는 리더’의 전형이며, 조직의 기둥 역할을 하던 산업화 세대 리더들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런 리더십이 디지털 시대에도 통할 수 있을까요?
Z세대가 보는 리더십, 그 변화의 흐름
Z세대는 1995년 이후 출생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SNS와 스마트폰 환경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이들은 수직적 구조보다 수평적 협업을 선호하며, 명령형 리더십보다는 소통형, 서번트형 리더십을 지향합니다.
Z세대는 조직보다는 개인의 성장, 전체보다는 자율성을 중요시합니다. 리더는 절대 권위자가 아니라 ‘멘토’, ‘파트너’, ‘동기부여자’로 인식됩니다. 그래서 이들이 선호하는 리더는 ‘내가 따르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같이 성장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이와 같은 리더십은 ‘팔로워십(followership)’을 존중하고, 구성원 간의 감정적 유대를 중요시하는 특성을 지닙니다. 이를 통해 조직은 하나의 ‘공동체’로 운영되며, 권위보다는 공감이 우선시됩니다. 백범 김구의 강직하고 헌신적인 리더십은 이런 관점에서 다소 낯설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Z세대도 자신만의 가치관에 충실하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구 선생의 ‘가치 중심’ 리더십은 바로 이 지점에서 Z세대와 교차합니다.
백범일지와 Z세대 리더십의 교차점
김구의 리더십이 오늘날 Z세대에게도 유효한 부분은 바로 ‘비전과 가치 중심의 삶’입니다. 그는 명확한 목표(독립)와 철학(인간다운 세상)을 지녔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Z세대가 말하는 '워라밸'이나 '일의 의미'와 본질적으로 같은 맥락입니다.
또한 김구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희생했으며, 늘 타인의 삶을 먼저 고려했습니다. Z세대 리더십도 ESG, 사회적 가치, 인권 존중과 같은 공공적 감수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이런 윤리적 토대는 오히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단, 백범의 리더십은 시대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것이므로, 동일하게 적용하기보다는 ‘철학과 정신’을 계승하는 방식으로 재해석해야 합니다. Z세대는 권위에 반감을 가지지만, 철학 있는 리더에 대한 존경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김구처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리더’는 어느 세대에서나 통용되는 리더의 조건입니다.
『백범일지』는 시대를 초월하는 리더십의 본질, 즉 비전·헌신·일관성을 강조합니다. Z세대는 리더를 다르게 정의하지만, 결국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합니다. 과거의 위인에게서 영감을 얻고, 이를 자기 세대에 맞게 재해석해 나가는 과정이 오늘날 필요한 리더십 교육의 방향입니다. 김구의 삶이 주는 가치는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며, 그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말할 수 있다면, 진정한 리더십의 진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고전의 재해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하일기와 SNS 비판문화, 닮았을까? (2) | 2025.05.02 |
---|---|
구지가(龜旨歌)의 집단정신, 현대 조직문화에서 가능한가 (0) | 2025.05.01 |
자본주의 비판한 고전, 지금 창업자에게도 유효할까? (0) | 2025.05.01 |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양자물리학이 다시 부르는 고대의 노래 (0) | 2025.04.30 |
『동물농장』, 진영 논리 시대의 거울이 된 풍자 (0) | 2025.04.30 |